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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까르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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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독립하게 된지도 어언 4년째
나는 혼자 사는 남자치고는 요리를 꽤 잘 해 먹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간단한 파스타 요리나 스튜 종류를
자주 해 먹었는데 딱히 그 맛을 좋아해서라기보다는
한식처럼 반찬의 가짓수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점이
내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라.
그런 파스타 중에서도 딱히 소스나 재료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이태리식 까르보나라를 자주 해 먹었다.
일반적으로 까르보나라 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선 우유와 생크림이 들어간 크림 파스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조금 다르다.
우리가 아는 까르보나라는 미국식 조리방식이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들어오면서

그렇게 전해진 것이고

본래 까르보나라는 마늘과 올리오 베이스에

후추나 파 등 간단한 향신료에 살살 볶은 면에 계란 노른자를
면과 함께 휘휘 저어 먹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사실 자칫하면 밋밋하고 비릴 수도 있는 이 파스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열렬히 사랑했고 탐닉했다.
그 심플함에 그 편리함에.
그러나 나의 그런 짝사랑도 이번 AI파동을 계기로     
계란 값의 폭등과 함께 비극적으로
아주 비극적으로 끝이나고 말았다.
언젠가 까르보를 예전처럼 맛볼 수 있는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이 글을 지금도 동분서주 고생하고 계시는

양계장 농민 및 계란 유통업자들에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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